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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숨기고 벤치 지킨 감독, 가슴 친 코치

기사승인 2016.11.22  23: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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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별세한 박말봉 창원시청 감독. 그 뒤는 플레잉코치 최명성. /사진 제공 : 내셔널리그

고 박말봉 감독 마지막 순간까지 팀 지휘
11년 인연 최명성, 공로상 대리수상 눈물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5초 남짓 침묵이 흘렀다. 1년에 단 한 번뿐인 잔칫날. 모두가 잠시 웃음을 거두고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내셔널리그 시상식이 2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렸다. 식장으로 가는 길, 올시즌 내셔널리그 이모저모를 정리한 알림판들이 줄줄이 서있다. 맨 마지막은 한 감독의 사진과 경력이 장식했다. 지난 10일 영면한 박말봉(59) 전 창원시청 감독이다.

박 감독은 생전 ‘창원축구의 아버지’로 불렸다. 1977년 실업팀 동양기계를 시작으로 상남초, 토월중, 창원기공 등 경남 창원의 각급 팀 감독을 역임했다. 또 2005년 내셔널리그 창원시청 창단 사령탑에 올라 올시즌까지 12년 간 팀을 지휘했다. 그 사이 풋살 국가대표팀(2006~2007년), 비치사커 국가대표팀(2008년), 동아시아축구대회 국가대표팀(2013년)도 맡았다.

박 감독의 몸에 이상신호가 온 건 지난해 5월. 뇌경색으로 약 2주일 병원 신세를 졌다. 그래도 곧 팀에 복귀했다. 올해도 지난 2일 준플레이오프 경주한국수력원자력과의 경기까지 벤치를 지키며 열두 번째 시즌을 마무리했다.

   
▲ 내셔널리그 시상식에 놓인 고 박말봉 감독의 사진과 경력 알림판. /사진 제공 : 내셔널리그

박 감독은 남몰래 암과 싸우고 있었다. 처음 위암 진단을 받고도, 종양이 간으로 퍼진 뒤로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절대 알리지 않았다. 제자들이 축구에만 집중하길 바란 박 감독의 배려였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지자 투병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발을 쓰고 팀을 이끌었다.

박 감독과 11년을 함께한 최명성(34) 플레잉코치도 까맣게 몰랐다. 최명성은 2006년부터 쭉 창원시청서 활약했다. 그는 “올시즌 말미에 감독님 안색이 많이 안 좋긴 했다. 그래도 시즌 끝나고 푹 쉬시면 금방 회복할 거라 믿었다”며 “지난 6일 감독님이 쓰러진 뒤에야 사모님을 통해 암 투병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박 감독이 쓰러지자 시즌 종료 후 휴가 중이던 선수들을 모두 모였다. 병원을 찾아 쾌유를 기원했다. 최명성도 “내년에도 우리팀 이끌어 주셔야죠”라며 박 감독의 손을 꼭 잡았다. 제자들과의 만남이 작별인사였을까. 박 감독은 10일 밤 11시를 조금 넘어 하늘의 별이 됐다. 병원 의사는 “고인이 시즌 끝까지 팀을 지휘한다는 의지로 버틴 것 같다”고 했다.

내셔널리그 최다 301경기(123승)를 지휘한 박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대리수상자는 최명성. 그는 상패를 받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장내가 숙연해졌다. 자연스레 추모의 시간이 됐다.

   
▲ 창원시청 플레잉코치 최명성이 고 박말봉 감독의 특별 공로상을 대리수상 했다. /사진 제공 : 내셔널리그

붉어진 눈시울로 단상을 내려온 최명성은 “울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감독님의 생전 영상이 나와서 울컥했다. 감독님이 너무 생각났다”고 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창원시청에서 뛴 올시즌 득점왕 곽철호(대전코레일)도 “3일 동안 빈소를 지켰다. 창원시청에서 지낸 4년 동안 감독님께 많은 것을 배웠다. 상 받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내셔널리그 통산 220경기(16골 17도움)를 뛴 최명성은 내년에도 플레잉코치로 창원시청 유니폼을 입는다. 그는 “감독님이 아픈 몸을 이끌고 매일 훈련장에 나오셨다. 내일도 훈련장에 가면 감독님을 뵐 수 있을 것만 같다”며 슬퍼했다.

박재림 기자 jamie@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7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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