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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남수단 청소년대표 “천국이 따로 없네”

기사승인 2017.09.02  04: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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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수단 U-15 대표 선수들이 연습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U-15 팀, 임흥세 감독과 함께 방한
중등연맹대회 출전하며 관광-친선전
“총소리 없는 곳서 맘껏 공 차니 좋아”

[인천=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남수단은 총소리가 끊이질 않아요. 좋아하는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죠.”

아프리카 동북부 내륙 남수단공화국의 15세 이하(U-15) 축구대표팀이 한국을 찾았다. 남수단 성인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임흥세(61) 감독도 함께했다. 16명 선수와 6명 스태프는 수도 주바에서 출발해 30시간 넘는 비행 끝에 지난달 말 입국했다. 이들은 한국중등축구연맹(회장 김경수) 초청으로 경북 영덕서 열린 U-15 국제대회(8월 26~30일)에 참가했다.

1일에는 인천 영종도의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경정훈련장 축구장에서 화천KSPO 여자축구팀과 연습경기를 했다. 등번호 10번 공격수 도미닉 안조 파우스티노(15)는 드리블 돌파와 강한 슛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국을 찾은 소감 첫머리에 “이곳은 총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남수단은 2013년 내전이 발발해 5년째 피를 흘리고 있다.

임흥세 감독은 “남수단은 아프리카 중에서도 가난한 나라다. 내전 피해가 너무 크다. 희생자가 끊이지 않는다. 또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인접국가 접경에서 지내는 난민만 200만 명이 넘는다”며 “10대 청소년이 소년병으로 징집돼 총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우리팀 선수의 친구들이 군대로 끌려갔다”며 안타까워했다.

   
▲ 한국을 찾은 남수단 U-15 선수단. 맨 왼쪽이 임흥세 감독. 

남수단은 스포츠로 위안을 얻는다. 국민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딩카족은 키가 매우 큰 편이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남수단 출신 선수도 있다. 배구, 육상도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축구가 뜬다. 임 감독이 지휘하는 성인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낸 덕분이다. 2015년 사상 첫 A매치 승리에 이어 올해는 3연승을 달리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최종예선까지 올랐다. 

U-15 대표팀은 임 감독의 주도로 지난 5월 만들어졌다. 남수단 축구의 체계적 발전, 그리고 전쟁 속 꿈을 잃은 아이들을 위해서다. 임 감독은 “지방을 돌 수 없는 상황이라 수도의 선수를 중심으로 꾸렸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팀”이라고 했다. 일부 선수가 말라리아로 빠진 대표팀은 영덕 국제대회를 3연패로 시작했지만 이후 1승 1무로 가능성을 보였다. 

임 감독은 “중국 상하이 선발팀을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이겼다. 같이 방한한 기자가 남수단에 승리 소식을 전했다. 국민들이 ‘우리가 중국을 이겼다’고 기뻐한다고 들었다”고 웃으며 “우리팀 경기 영상을 수만 명이 인터넷 영상으로 보면서 축제 분위기가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 남수단 U-15 대표 파우스티노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한국행은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태석신부재단, KSPO, 기능성 의류업체 스켈리도 등에서 항공비, 숙소, 축구화, 유니폼 등을 지원했다. 화천KSPO 여자축구팀도 재능기부 일환으로 이날 연습경기 상대가 됐다. 선수단 사인볼도 선물했다. 임 감독은 “우리팀이 한국에 온 것만으로도 기적인데…”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남수단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이란전을 관람했다. 테마파크, 야구장도 찾을 예정이다. 임 감독은 “선수들은 지하철을 타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특히 월드컵경기장과 만원관중을 보고 큰 인상을 받은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에겐 한국이 곧 천국”이라고 웃었다. 

파우스티노는 “새 유니폼, 새 축구화로 잔디구장을 뛰는 것이 꿈만 같다. 한국에서 처음 먹은 삼계탕, 닭갈비도 정말 맛있다. 날씨도 시원하다”며 엄지를 세웠다. ‘손가락 하트’도 배웠다. 그는 “어릴 때부터 네이마르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 훗날 남수단 A대표팀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 남수단 U-15 대표팀과 화천KSPO 여자팀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임 감독은 “남수단으로 돌아가면 우리 선수들은 또 맨땅에서 공을 차야 한다. 성인 대표팀이 사용하는 주바스타디움도 잔디구장이라기보단 풀밭”이라며 “언젠가 남수단에 번듯한 잔디구장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대표팀은 5일 남수단으로 돌아간다. 

▲ ‘아프리카 축구의 아버지’ 임흥세 감독

임흥세 감독은 서울 성수중, 광희중, 남대문중, 광운전자공고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홍명보(전 항저우 그린타운 감독) 김주성(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실장) 하석주(아주대 감독) 이순우(안양공고 감독) 등 훗날의 국가대표와 프로선수를 지도했다. 

그는 200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나 빈민촌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며 선교활동을 했다. 당시 이야기가 <희망의 별-이퀘지레템바>라는 영화로 제작돼 2010년 한국에서 개봉하기도 했다.  

   
▲ 임흥세 감독과 남수단 선수들이 손을 모으고 전의를 다지고 있다.

2012년 임 감독은 수단에서 분리독립한 신생국 남수단을 향했다. 여기서도 축구교실을 열어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그 활동이 널리 알려지며 2014년 남수단 대표팀 총감독으로 임명돼 아프가니스탄 청소년 대표팀 감독 출신 이성제 감독과 함께 팀을 이끌었다. 

지난해 이성제 감독이 물러난 뒤 임흥세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임 감독의 제자 엠마누엘, 마틴은 올시즌부터 K리그 챌린지(2부) 안산 그리너스FC 연습생으로 지내고 있다. 둘은 방한한 U-15 대표팀을 찾아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인천=박재림 기자 jamie@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7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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