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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축구 ‘8인제 도입이냐 11인제 유지냐’

기사승인 2017.09.14  14: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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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인제 시범경기를 앞둔 인천 U-12(파란색 줄무늬)와 최강희축구교실 선수들.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당장 내년부터 초등학교 축구의 패러다임이 바뀔지 모른다. 기존 11인제 폐지와 8인제 도입이 그것이다. 

지난 12~13일 대한축구협회가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12세 이하(U-12) 유소년팀의 8인제와 11인제 축구를 비교 분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경기‧인천축구협회의 추천을 받은 학원팀(신정초, 석남서초)과 클럽(최강희축구클럽, JSJ축구클럽, 다산주니어, 인천유나이티드 U-12)이 참가했다. 최영준 협회 기술위원 겸 유소년 전임지도자, 조병득 협회 대회위원장, 김영균 한국유소년축구연맹 회장과 실무진 등 관계자가 다수 모였다. 

▲ 경기장 규격, 선수 교체 등 차이

한국은 아직 8인제가 정식 도입되기 전이라 명확한 규정은 없다. 이번 파주NFC에서 열린 8인제 경기가 기준이다. 일단 출전 선수 수가 11명과 8명으로 다르다. 교체선수는 현행 초등리그의 경우 11인제는 7명으로 제한된다. 8인제는 제한 없이 수시로 교체할 수 있다. 이른바 ‘플라잉교체’다. 

경기장 규격도 다르다. 11인제는 가로 80m 세로 54m, 8인제는 가로 62m 세로 51m로 진행됐다. 11인제와 달리 8인제는 킥오프 때 직접 슈팅을 할 수 없고, 골키퍼의 킥과 던지기도 하프라인을 넘기면 안 된다. 그 외에는 11인제와 똑같다. 오프사이드도 있고 스로인도 있다. 

▲ GPS 달고 시범경기 후 데이터 분석

이번 참가팀은 같은 상대팀과 11인제, 8인제 경기를 했다. 경기 시간은 25분씩. 선수들은 GPS 장비를 착용하고 뛰었다. 이를 바탕으로 총 뛴 거리, 스프린트 횟수 및 거리 등 데이터를 모았다. 또 영상으로 촬영한 경기를 분석해 선수들의 볼터치 횟수 등을 분석했다. 동일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 교체 없이 모든 선수가 풀타임을 뛰었다.

   
▲ 다산주니어 선수들이 경기 전 GPS 장치를 착용하고 있다.

또 지도자가 경기 중 선수에게 코칭을 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지도는 킥오프 전과 하프타임에만 가능했다. 최영준 전임지도자는 “선수들이 외부 지시에 따르는 게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는 추후 협회에서 발표한다.

▲ 지도자 “장점 있지만 체력 등 고민”

인천 석남서초와 인천유나이티드 U-12는 지난여름 8인제 인천 시범리그를 치른 경험이 있다. 염의태 석남서초 감독은 “협회 권장대로 ‘다이아몬드’ 미드필드진을 구성하니까 확실히 기술적 플레이가 많이 나온다. 세트피스 전술도 다양해졌다. 체력적으로는 8인제를 더 힘들어하더라”고 전했다. 

단점도 짚었다. 염 감독은 “초등축구는 실력이 뛰어난 선수 한 명만 있어도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 8인제는 그런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 시범리그가 아닌 성적이 걸린 정식 대회에선 한 명이 다 하는 축구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또 구력이 짧은 선수는 초반에 적응하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안준혁 인천 U-12 코치도 “8인제는 확실히 선수들 볼터치가 늘고 공간 활용에 대한 이해력도 좋아지는 것 같다. 공수전환도 상당히 빠르다”면서도 “아무래도 11인제보다는 뛸 수 있는 선수의 숫자가 줄어든다. 선수단 규모가 큰 팀은 뛰지 못하는 선수들의 불만이 클 것 같다”고 장단점을 얘기했다. 이어 “프로팀 지원을 받는 팀과 달리 학부모 회비로 운영되는 일반 학교팀은 선수단 규모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왕재현 최강희축구교실 코치는 “전술적 주문은 11인제나 8인제나 크게 다르지 않다. 초등선수들에게 전술에 대한 이해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했다.

   
▲ 8인제 경기는 공격수와 골키퍼가 1대1로 맞서는 경우가 자주 나온다. 사진은 인천-최강희축구교실전.

▲ 선수 “공 많이 다룰 수 있어 재밌다”

석남서초 수비수 조민성(11)은 올해 화랑대기 8인제 U-11 대회와 인천 8인제 시범리그를 뛰었다. 그는 “평소보다 공을 더 많이 만질 수 있어서 좋았다”며 “짧은 패스 위주 경기를 하니까 좀 더 재밌었다”고 했다. 석남서초 다른 선수들 의견도 비슷했다.

신정초 U-11팀은 올해 2월 칠십리배는 A‧B팀으로 나뉘어 8인제 대회에 참가했고, 지난달 화랑대기는 단일팀으로 11인제 대회에 나섰다. 신정초 선수 부모들은 “8인제 대회도 두 팀으로 나뉘어서 출전하니까 못 뛰는 선수가 없어서 좋았다”며 “확실히 8인제는 경기장이 작아서 그런지 아이들의 볼터치 횟수가 많다”고 했다. 다만 “중학교에 가면 다시 11인제 축구를 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헷갈리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 제도 정식 도입까지 보완점도 많아

8인제 축구는 아직 한국에선 생소해 보완할 점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심판의 애로다. 인천 시범리그에서 1심제, 2심제를 오갔고 이번엔 2심제로 진행됐다. 2심제는 주심 2명이 하프라인을 기준으로 그라운드를 반쪽씩 맡아서 판정한다. 

한 심판은 “1심제와 2심제 모두 장단점이 있다. 1심제는 주심과 부심 역할을 동시에 해야 돼서 상당히 힘들다. 오프사이드 여부까지 확인해야 한다. 2심제는 두 명의 주심 간 호흡이 중요하다. 또 사실상 2명 모두 부심 위치에서 주심 역할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 심판은 “기존 심판 자격증을 딸 때 배운 경기장에서의 움직임대로 이동해서는 8인제 심판을 볼 수가 없다. 8인제 도입에 있어 심판의 새로운 환경 적응 문제도 고려돼야 할 것 같다”고 했다. 

   
▲ 지난 6월 8인제로 열린 신정초와 진건초의 다논컵 한국 대표 선발전.

▲ 관계자들 공감대 형성 우선돼야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다. 새로운 제도나 방식을 도입할 때는 관계자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다. 이번 자리도 그래서 만들어졌다. 최영준 유소년 전임지도자는 “관계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겠다”며 “협회의 목표는 유소년축구 관계자들의 동의 아래 내년 초등리그에 8인제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영균 회장 등 유소년연맹 관계자들은 당장 내년 도입은 무리라는 뜻을 나타내면서도 “협회나 연맹이나 유소년축구 발전이라는 대의는 같다. 11인제와 8인제 중 어느 쪽이 어린 선수에게 더 도움이 되는지를 지도자, 선수, 학부모 등 관련된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협회와도 상의하겠다”고 했다. 

협회와 연맹의 합의는 유소년축구 통일성 측면에서 중요하다. 협회는 주말 열리는 초등리그, 연맹은 칠십리배와 화랑대기 등 전국대회를 주최한다. 두 단체가 불협화음을 내면 8인제와 11인제를 오락가락해야 하는 어린 선수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본다. 

박재림 기자 jamie@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7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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