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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 태클] 쓸데없는 말, 효과 없는 전술

기사승인 2018.04.02  09: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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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2일 열린 국가대표팀 유니폼 발표회.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지난달 22일 국가대표팀의 새 유니폼이 공개됐습니다. 디자인이 너무 밋밋해 고개를 갸웃했고, 설명이 너무 복잡해 고개를 저었습니다.

유니폼을 만든 업체의 홍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쉽게 읽기 힘들었습니다. 마지막 부분을 볼까요. ‘이번 컬렉션은 크리에이티브한 에너지와 개성이 넘치는 대한민국 젊은 세대들의 스타일리시한 감각과 함께 어우러져 특별한 스타일링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다.’

영어 반, 우리말 반입니다. 패션을 다루는 글은 대부분 외국어투성이지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보그 병신체’라는 놀림까지 받겠습니까. 이런 국적 불명의 글이 운동복을 발표하는 데까지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영어가 많아서만 문제는 아닙니다. 글이 배배 꼬여서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말에 군더더기도 많아 눈에 거슬립니다. 이런 의미가 아닐까 하고 한번 고쳐 보았습니다. ‘창의성과 개성이 넘치는 대한민국 젊은 세대의 세련된 감각에 맞는 옷이 나왔다.’

   
▲ 손흥민이 지난달 28일 폴란드전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글쓰기를 다룬 책은 대부분 ‘더하기보다 빼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버릇처럼 쓰는 말만 버려도 글이 명료해집니다. 치장을 많이 하고 이것저것 가져다 여기저기 붙여 놓은 글은 읽기만 불편합니다.

대표팀이 지난달 하순 유럽에서 두 차례 친선경기를 했습니다. 선수 저울질과 전술 실험이 끝났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6월 러시아월드컵에 함께 갈 선수 23명을 다음 달 확정한 뒤 대회 출전을 앞두고 네 번의 평가전을 합니다.

신태용호도 이제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를 잘해야 합니다. 팀에 꼭 필요하지 않은 선수는 제외하고 팀에 딱 맞지 않는 전술은 접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잘해온 선수를 더 잘하게 하고, 지금까지 잘 써온 전술을 더 쓸모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낯선 외국어나 쓸데없는 꾸밈이나 겹치는 말을 싹 없앤 글이 뜻을 잘 전합니다. 몸에 맞지 않고 효과도 별로 못 본 전술을 미련 없이 버린 팀이 더 잘 뛰지 않을까요. 대표팀 새 유니폼, 막상 유럽 평가전 때 선수들이 입고 뛰는 모습을 보니 밋밋한 게 아니라 깔끔한 느낌이더군요. 빼기를 잘한 옷이라고나 할까요.

최승진 기자 hug@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8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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