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말에 태클] ‘유소녀’ 아닌 ‘유소년’ 여자선수 늘어야

기사승인 2018.04.17  13:26:06

공유
default_news_ad1
   
▲ 한국 선수들이 17일 필리핀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한국은 사상 첫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달성했다. / 사진제공 : 아시아축구연맹

[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스포츠계에서 주로 쓰는 이상한 말이 있습니다. 바로 ‘유소녀’입니다. 여자축구연맹은 매년 초·중등부 유소녀 동계 클리닉을 엽니다. 여자농구연맹도 정기적으로 유소녀 농구 캠프를 개최하지요. 모두 행사의 공식 이름입니다. 하지만 유소녀는 사전에 없는 단어입니다. ‘유소년’이 남자를 가리킨다고 생각해 여자의 경우 유소녀라고 쓰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유소년은 유년과 소년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유년’은 어린 나이나 때, 또는 어린 아이를 뜻합니다. 남녀 모두에 쓰지요. ‘소년’은 어린 사내아이라는 의미 말고도 (남녀 구별 없이) 젊은 나이의 사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 두 단어가 합쳐진 말이니 유소년에 여자도 당연히 포함되지요. 청소년을 보면 더 잘 알게 됩니다. ‘청소녀’라는 말이 세상에 있습니까.

말은 흘러가는 물 같습니다. 없는 말이라도 새로 만들어져 오랫동안 널리 쓰인다면 사전에 오르지요. 유소녀는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꼭 필요하지도 않은, 그저 틀린 말일 뿐입니다. 선수도 팬도 남자가 다수인 축구에서 여자라는 점을 뚜렷이 밝히고자 할 때는 어린 여자 선수를 ‘유소녀 선수’가 아니라 ‘유소년 여자 선수’ 또는 ‘여자 유소년 선수’라고 하면 됩니다.

   
▲ 지난 1월 열린 초·중등부 유소녀 동계 클리닉 참가자들. ‘유소녀’는 틀린 말이다. / 사진출처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유소녀라는 말에서 선수도 적고 팬도 적은 우리 여자축구의 초라한 현실을 읽습니다. 여자축구 종사자들이 유소년을 남자에만 해당하는 단어로 알고 있는 것처럼, ‘축구는 남자 스포츠’라고 여기지는 않나 걱정입니다. “여자축구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며 무기력한 모습으로 현상 유지에만 만족하는 것 같다는 말을 종종 듣기 때문입니다.

여자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출전권을 땄습니다. 비록 아시안컵에서 4강에는 못 들었지만 세계 랭킹도 높고 역대 전적도 크게 앞선 호주와 일본에 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내년 프랑스에서 2회 연속 월드컵 16강에 도전합니다. 국내 여자축구의 보잘것없는 저변과 열악한 환경을 고려하면 참 대단한 성과입니다.

대한축구협회와 여자축구연맹은 안도의 한숨만 쉬거나 박수만 치고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대표팀의 선전을 여자축구 활성화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유소녀’가 아닌 ‘유소년 여자 선수’를 늘려 토대를 탄탄히 다지는 일이 우선입니다. 유럽 리그와 남자 대표팀에 이목을 집중하는 축구팬도 여자축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올해 첫 전국대회인 춘계여자축구연맹전이 20일까지 열전을 펼칩니다. WK리그가 23일 팡파르를 울립니다.

최승진 기자 hug@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8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칼럼 전체보기

1 2 3
item3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