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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선수 ‘불법 도박’ 이대로면 또 터진다

기사승인 2018.05.16  1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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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프로축구 선수의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가 불거졌다. 사진은 각종 아마추어 경기가 열리는 효창운동장.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최근 한 프로선수 대학 시절 베팅 혐의 불거져
불법 인식 부족한 청소년 쉽게 손댈 가능성 커
예방교육은 하지만 감시-적발 시스템은 미비해

[축구저널=박재림 서동영 이민성 기자] 불법 스포츠도박이라는 치명적 ‘자책골’이 또 나왔다. 최근 K리그1(클래식) 강원FC의 신인 선수 A가 불법 스포츠도박 베팅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청소년 대표 출신인 A는 대학 시절 도박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을 뿐이라는 시각이 있다. 관리·감독이 허술한 아마추어 축구계에서 터진 일이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와 산하 연맹의 교육과 방지책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선수의 일탈로 치부했다가는 축구계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

유혹에 빠지기 쉬운 학생 선수

한 아마추어 팀 지도자는 “학생 선수는 누구보다 불법 도박에 노출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동만 해온 선수는 불법 도박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 잘 모르고 있다. 또 매달 축구부 운영비(회비)를 내기 위해 매번 부모에게 손을 벌리기 어려운 선수는 쉽게 유혹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베팅, 입금, 출금을 순식간에 끝낼 정도로 간단하고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이기 때문에 쉽게 손을 댄다. 단체 생활을 하는 선수들에겐 불법 도박이 유행처럼 번질 수도 있다. 수시로 날아드는 스팸 문자, 인터넷 스포츠 중계 채팅창에 도배되는 광고글 등 주변의 유혹도 넘친다.

불법 도박에 빠지면 나중에 승부조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011년 K리그 승부조작 사태가 터진 제주 유나이티드의 사령탑이었던 박경훈 전 성남 감독도 “처음에는 도박에만 손을 댔다가 직접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도 있었다. 축구 인생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질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했다.

교육은 하지만 감시는 사실상 불가능

2015년 기준 국내 불법 스포츠도박의 규모는 약 22조 원에 달한다. 합법 사업인 ‘스포츠토토’의 6배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를 이용하는 청소년 인구는 최근 3년 사이 7배나 급증했다고 한다. 학생 선수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2017년 11월 기준 남녀 초-중-고-대학 축구 선수는 약 2만5000명에 이른다. 협회는 2011년 K리그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뒤 2013년 윤리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듬해에는 ‘온라인 신문고’를 만들어 불법 행위 신고를 받고 있다.

정기 교육을 하고 상시 제보를 받고 있지만 감시 기능은 사실상 없다. 전국 각지의 선수 수만 명을 관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유소년-중-고-대학 등 축구협회 산하 연맹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 연맹 관계자는 “이사회가 열리거나 연맹전 등을 앞두고 교육을 하지만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직접 적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 학생 선수들에게 불법 도박 방지교육은 하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아마추어 지도자들 자구책 마련했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각 팀 지도자는 자체적으로 대책을 강구해왔다. 예방을 위한 선수단 교육은 기본이다. 불시에 선수의 통장 거래 내역을 조사하는 등 실효성 있는 조치도 취했다. 그렇게 몇몇 대학팀에서는 스포츠도박이 의심되는 선수를 색출했고 축구부에서 퇴출시킨 사례가 있다. 

동료 선수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지도자에게 제보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팀도 있다. A대학 감독은 “코치가 개별 면담 중 동료의 돈을 자주 빌리는 선수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조사를 해보니 스포츠도박을 하는 선수였다. 팀에서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B대학 감독은 “선수단 내 스포츠도박과 관련된 수상한 행동을 제보하는 ‘첩보원’을 두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사용을 막는 경우도 있다. 대동초 최광원 감독은 “졸업 후 상급학교로 진학한 제자들에게 인터넷이 되지 않는 ‘2G 폰’ 사용을 권한다”며 “휴대 기기가 있으면 은폐된 곳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다. 그것만 막아도 스포츠도박 등 부적절한 사이트 접속 빈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방법에도 한계는 있다. 한 감독은 “스포츠도박을 할 때 친구 등 지인의 통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베팅을 해서 돈을 잃으면 만회를 하기 위해서 더 빠질 수밖에 없다. 작정하고 숨어서 하면 적발하기 힘들다”고 했다. 또 다른 감독은 “감독이나 코치가 알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다른 종목 아마추어 사정도 마찬가지

다른 구기 종목 역시 아마추어 선수의 스포츠도박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 예방 교육에 그치고 있다. 농구계에서는 최근 축구계 사건과 마찬가지로 몇몇 프로 선수가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도박에 손을 댄 사실이 2015년 적발됐고 야구계에서는 2016년 프로 선수의 스포츠도박 사건이 일어났다. 

대한농구협회와 대학농구연맹도 지도자나 선수에게 스포츠도박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을 뿐이다. 대한배구협회는 교육뿐만 아니라 ‘암행감찰단’을 가동하고 있다. 각종 비리 척결이 목적이지만 수사권이 없어 은밀한 불법 행위를 잡아내기란 쉽지 않다. 야구계는 프로야구에 한해 암행감찰단을 운영하고 있다. 배구의 암행감찰단과 달리 법률·수사·금융 분야 전문가가 선수의 계좌 등을 직접 조사한다. 하지만 아마추어 선수에게는 윤리 교육만 확대하고 있다. 

프로축구 시스템 도입하면 좋겠지만…

2011년 승부조작으로 큰 위기를 겪은 프로축구연맹은 체계적인 부정 방지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정기적인 교육뿐만 아니라 실시간 감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연맹 사무총장 직통전화와 클린센터 신고 전화를 마련했다. 신고자에게는 최대 1억 원의 포상금도 지급한다. 스포츠토토 운영사와 협력해 이상한 베팅이 감지되면 즉각 조사에 나선다. 

또한 K리그 경기 분석요원이 실시간으로 경기를 관찰해 이상한 플레이가 있는지 살펴본다. 경기장의 불법중계자 단속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마크 모니터라는 기술로 전 세계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K리그와 구단의 브랜드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웹사이트를 찾아낸다. 발견 시 경고장을 발송하는 한편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한다. 

프로연맹은 현재의 불법 도박 방지 시스템이 매우 효과적이라며 대학과 고등연맹에도 K리그의 감시 시스템 도입을 권유할 생각이다. 하지만 프로연맹에 비해 예산과 인력이 크게 부족한 산하 아마추어 연맹이 이를 따르기는 쉽지 않다. 아마축구 현실에 맞는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각 연맹은 물론 대한축구협회 등 축구계 전체가 머리를 모아 근본적인 스포츠도박 방지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타 종목과의 협력도 필요하다. 

이민성 기자 footballee@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8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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