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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강원도 먹칠’ 강원FC 이대로 둘 건가

기사승인 2018.07.17  10: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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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FC가 파행 운영을 거듭해 지탄을 받고 있다. 홈구장에 걸린 '강원도의 힘'이란 현수막이 무색하다. / 사진제공: 프로축구연맹

조태룡 대표 ‘갑질-비리’ 인정하고도
프로연맹 진상조사마저 응하지 않아

[축구저널 이민성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를 이끈 조태룡 단장은 2016년 3월 K리그 강원FC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강원도의 힘’을 믿는다며 축구로 18개 시·군의 강원도민을 하나로 묶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올시즌 홈경기 평균 관중 수는 1797명(17일 현재)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리그1(1부리그) 12개 구단 중 군팀인 상주 상무 다음으로 가장 적다. 강원도를 하나로 묶기는커녕 도민마저 축구단에 등을 돌리고 있다. 대표이사의 갑질과 비리로 강원FC는 축구계와 강원도의 골칫거리가 됐다.

▲ ‘갑질-비리’ 프로연맹 조사에 불응

지난 5월 강원 지역 언론은 조태룡 강원FC 대표가 구단 자산인 항공권을 가족 여행에 사용했고 인턴 직원에게 자신의 동생 술집 일을 시켰다고 폭로했다. 또 마케팅 대행사 대표를 겸직하며 구단과 광고후원 수익을 절반씩 나누는 계약을 맺고 과도한 이익을 챙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 대표는 보도가 나온 직후 빠르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려 깊지 못한 부적절한 처신이었음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저의 개인적인 문제로 구단 업무 수행에 지장이 있다면 사임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축구계와 강원 지역 여론이 계속 들끓는데도 자신의 거취를 포함한 공식 입장을 다시 표명한 적은 없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초 진상 조사에 들어갔지만 강원FC는 응하지 않고 있다. 프로연맹은 언론 보도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질의서를 3차례나 보냈다. 강원FC는 “내부 검토 및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계속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 비밀’과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들기도 했다. 프로연맹은 “팬과 K리그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큰 우려를 표시했다. 

   
▲ 강원FC 조태룡 대표. / 사진제공: 강원FC

▲ 축구계-팬 무시하는 파행 운영 거듭

강원FC는 조태룡 대표 취임 후 규정을 무시하고 상식에 맞지 않는 운영으로 계속 논란을 빚어왔다. 구단은 2016년 6월 계약한 외국인 선수 세르징요가 9월 위조여권 사용 혐의로 수사를 받자 “남은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지만 결국 지키지 않았다. ‘범죄용의자’ 세르징요는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에 모두 뛰었고 2부리그 팀 강원FC는 1부리그로 승격했다. 지난해 4월 세르징요는 유죄 판결을 받으며 추방됐고 강원FC에 져 강등당한 성남FC는 프로연맹을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2017년에는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을 홈 경기장으로 삼았지만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질타를 받았다. 개막전이 열린 그라운드 여기저기 흙모래가 드러났고 경기장 곳곳엔 제설 작업에 동원된 포크레인 자국이 남아 있었다. 팬들은 진흙밭을 지나 경기장에 입장했고 관중석에는 거름 냄새까지 진동해 원성과 망신을 샀다. 또 지난해는 이적료 미지급으로 구설에 오르더니 최근에는 선수 이적 관련 규정을 위반해 징계를 받았다.

지난달 지방선거 때는 정쟁의 한가운데 섰다. 강원FC가 작성해 보관하는 ‘거래처 담당자 프로필’ 문건에 정치적 성향까지 조사해 기입한 것으로 드러나 민간인 정치사찰 논란이 일었다. 조태룡 대표는 “고객맞춤형 마케팅을 위한 자료”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음주 시 이성 선호 여부’ ‘식사·음주 시 특이사항’ 등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나 갖은 추측과 의혹을 불렀다.

   
▲ 강원FC가 지난 시즌 홈경기장으로 사용한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 / 사진제공: 프로축구연맹

▲ 강원도 축구계도 “지역과 괴리” 성토

조태룡 대표의 강원FC는 강원도 축구계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축구협회 관계자는 “강원FC와 지역 축구계는 소통이 안 된 지 오래”라며 “지역 유소년 선수를 키워야 한다고 얘기해도 조 대표는 말로만 적극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한다. 프로팀 겉포장에만 신경 쓰고 저변은 무시하는 듯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관중이 없으면 프로팀이 아니다. 또 대표이사가 구단 재산을 마음대로 쓰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원도의 유일한 프로축구팀인 강원FC가 지역 축구 발전을 염두에 두지 않는 모습이어서 도내 축구인의 불만이 크다. 강원FC는 올해 강원도로부터 90억 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받았고 최근 1차 추경예산안에 따르면 25억 원을 더 받는다. 연간 100억 원이 훨씬 넘는 도민의 혈세를 사용하는데 이를 주로 ‘스타 선수’에 쏟아 붓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스타 영입으로 주목은 받았지만 내실은 다지지 못한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한 아마추어 팀 지도자는 “예전과 비교해서 강원도 출신 국가대표 선수가 적어진 게 사실”이라며 “강원FC는 구단 산하 청소년 팀만 챙긴다. 도민구단이라면 선수 영입에만 신경 쓰지 말고 지역 유망주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쉬워했다.

   
▲ 지난 8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전남전. / 사진제공: 프로축구연맹

▲ 제 식구 감싸는 구단주… 프로연맹이 나서야

강원FC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일을 키우고 있다. 최문순 지사는 조태룡 대표의 갑질과 비리가 드러난 뒤에도 심각한 행위가 아니라며 감쌌다. 도지사가 일반의 정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자 여론은 더욱 나빠졌다. 지난 10일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강원도의 이미지 실추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의회는 강원FC를 대상으로 특별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프로연맹도 더 이상 K리그의 이미지 추락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연맹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지 않고 있는 조태룡 대표와 강원FC의 행태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 강원FC는 연맹 회원사다. 회원사는 연맹의 지시사항을 준수할 의무가 있고 연맹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할 의무도 있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연맹은 회원사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 

상벌규정에 ‘각 클럽, 감독 등 코칭스태프, 선수, 연맹 임직원, 각 클럽 운영 책임자 등 임원과 직원, 심판이 규정을 위반하거나 한국 프로축구의 위신을 손상케 한 경우 징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프로연맹이 의지만 있다면 조태룡 대표가 사과문에서 인정한 사안만으로도 중징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갑질이 온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국내 프로축구 초유의 갑질 사태이기 때문이다.

프로연맹은 규정에 따라 신속하고 준엄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일벌백계가 필요하다. 나아가 일탈 행위를 하는 구단과 구단 임직원을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할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수년째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K리그의 위신이 더 추락하기 전에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민성 기자 footballee@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8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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