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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사진 버젓이… 한심한 축구협회

기사승인 2018.08.30  1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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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협회 홈페이지에 실린 전두환(왼쪽) 씨의 육사 시절 사진.
   
 

[기자의 눈=축구저널 최승진]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가 최근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디자인 말고 뭔가 달라진 내용이 있나 하고 이곳저곳을 눌러 봤다. 새로 올라 있는 사진을 보고 머리털이 곤두섰다. 전두환 씨였다. 요즘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며 법정 출석을 거부해 다시 한 번 온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바로 그 사람 말이다.

전두환 사진은 축구협회 홈피의 ‘한국축구 연혁’ 페이지에 버젓이 내걸렸다. 1980년대까지 한국축구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한 이 코너에는 흑백과 컬러 사진 96장이 있다. 1906년 경기를 앞둔 대한체육구락부 회원부터 1986년 멕시코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의 모습까지 연도별로 정리해 놓았다.

문제의 사진은 1950~1959년 연혁에 등장한다. 1952년에 찍힌 것으로, 코치 옆에 모자를 쓰고 앉아 있는 전 씨 모습에 ‘육군사관학교 축구선수로 활약한 전두환 대통령(당시 육군사관학교팀 주장)’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1985년 사진도 있다. ‘제13회 월드컵 본선 진출을 축하하는 전두환 대통령의 기념사인볼(예선 최종전에 사용된 볼)’이란다.

전 씨는 12·12 사태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수천억 원에 이르는 비자금 사건으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대통령을 지낸 사실이야 부정할 수 없지만 독재자였다.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뒤에도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언행으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 축구협회 홈페이지에 실린 전두환 씨 사인볼.

‘육군사관학교 축구부 주장 전두환’이 130여 년 한국축구 역사에 어떤 의미를 갖기에 축구협회가 공식 홈페이지에 사진을 올려놓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대통령 사인볼’도 과연 그해를 상징하는 의미 있는 사진인지 의문이다. 모두 개인 앨범 속에나 있어야 할 사진이 아닌가.

전 씨가 대통령으로 있던 1983년에 프로축구(K리그)가 출범했다. 한 해 앞서 시작된 프로야구와 함께 독재정권 우민화 정책의 하나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없다. 관이 주도해서 시작된 프로축구였지만 국민의 성원으로 이만큼 컸다. 전 씨 임기 중에 멕시코 세계청소년대회 4강 신화도 있었고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쾌거도 있었다. ‘대통령 각하’ 덕분이 아니라 국민의 성원, 선수와 지도자가 흘린 땀의 결실이었다.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협회 임직원이 특별한 의도로 전 씨 사진을 올렸다고는 믿지 않는다. 실수였을 것이다. 그래도 문제다. 영혼 없는 일 처리가 아닐 수 없다. 한국축구는 현재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새 감독을 선임한 국가대표팀도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갑자기 등장한 전두환 사진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최승진 기자 hug@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8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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