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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패자’ 경주한수원, 내년 더 기대되는 이유

기사승인 2018.11.06  14: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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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한수원 선수들이 수원도시공사와 PO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경주=임성윤 기자

창단 2년 만에 챔프전 올라 명승부
감독대행 체제로도 기대 이상 성과
“조직력 더 강화해 다시 정상 도전”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잃은 것보다 얻은 게 훨씬 많습니다.”

여자축구 경주한국수력원자력의 겁 없는 질주가 끝났다. W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최강 인천현대제철과 명승부를 펼쳤지만 준우승에 만족했다. 1~2차전 합계 4-4로 팽팽하게 맞섰으나 승부차기에서 1-3으로 졌다. 눈앞에서 우승을 놓쳤지만 고문희(37) 감독대행은 경주한수원 앞날에 귀한 재산이 될 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창단 2년차 햇병아리 팀이 여자축구 판도를 뒤흔들었다. 지난해 신생팀으로 WK리그에 처음 참가해 8개 팀 중 7위에 그친 경주한수원이 올해는 정상 문턱까지 갔다. 당초 올시즌 목표는 정규리그 4위였지만 기대보다도 선전하며 2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수원도시공사(2-0)를 완파하고 챔프전에서도 현대제철의 6년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챔프전)에 제동을 걸 뻔했다.

경주한수원은 올시즌을 앞두고 공격적 투자를 했다. 국가대표 공격수 이금민을 데려오고 외국인 선수도 3명을 영입했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다나카 아스나, 코트디부아르 공격 듀오 이네스-나히였다. 김인지 등 기대주도 여럿 데려왔다. 

   
▲ 경주한수원 주장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윤영글. /경주=임성윤 기자

조직력이 문제였다. 시즌 초반 그라운드 안팎에서 불협화음이 생겼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온 이네스와 나히가 한국문화 적응을 어려워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고 서로가 조금씩 마음을 열면서 선수단이 점점 하나가 됐다. 다크호스로 부상하며 리그 중후반까지 3~4위를 유지했다.

9월 말 악재가 생겼다. 창단 사령탑 하금진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사표를 냈다. 성인팀 감독 경험이 없는 고문희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갑작스럽게 팀을 이끌게 됐다. 경주한수원이 흔들릴 거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최종전을 하기도 전에 정규리그 2위를 확정했다. 경험이 부족해 포스트시즌에서 고전할 거라는 예상 역시 보란 듯 뒤집었다. 

챔프 1차전 완승으로 2차전은 꽤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국가대표가 즐비한 현대제철의 총공세에 흔들렸다. 골키퍼 윤영글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나 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줬다. 이어진 연장전에서 또 실점하며 그대로 무너지는 듯했다.

   
▲ 감독대행으로 경주한수원을 이끈 고문희 코치. /경주=임성윤 기자

포기하지 않았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얻었다. 아스나가 득점하며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승부차기에서 대표팀 부동의 수문장이었던 현대제철 김정미를 넘지 못했다. 경주한수원 주장 윤영글은 아쉬움에 눈물을 터트렸다. 고 감독대행은 “영글이는 더 잘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마음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올해 좋은 모습을 보인 외국인 선수 3명은 내년에도 함께한다. 고 감독대행은 “이네스와 나히가 처음에는 이기적 행동도 종종 했는데 이제는 팀을 위해 희생하고 눈물도 흘리는 등 완전히 하나가 된 모습”이라며 “내년 시즌을 앞두고 선수 변화는 조금 있겠지만 지금 만들어진 토대를 바탕으로 조직력을 강화하면 더 높은 곳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시즌 선전으로 팀도 많이 알렸다. 고 감독대행은 “챔프전 명승부로 우리팀 팬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사령탑도 곧 정해진다. 고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정식 감독 승격이 유력하다. 내년 3번째 시즌은 보다 탄탄한 전력과 안정적인 분위기로 올해 못 다 이룬 정상의 꿈을 향해 다시 달리려 한다. 

박재림 기자 jamie@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8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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