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베트남 히딩크 박항서, 우승 이끈 ‘냉정과 열정 사이’

기사승인 2018.12.16  00:53:32

공유
default_news_ad1
   
▲ 박항서 베트남 감독과 스즈키컵 우승 트로피. /사진 출처 : 베트남축구협회 페이스북

10년만의 스즈키컵 정상 탈환
유리한 상황서도 끝까지 긴장
선수보호 위해선 불같은 항의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역시 ‘베트남 히딩크’였다. 박항서(59) 감독이 베트남에 빛나는 우승컵을 안겼다.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대회에서 베트남이 10년 만에 포효했다. 15일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지난 11일 원정 1차전에서 2-2로 비긴 베트남은 안방에서 축포를 터트렸다. 2008년에 이은 2번째 우승이다. 

원정골 우선 규정으로 이날 베트남은 0-0 혹은 1-1로 비겨도 됐다. 4만 명에 육박하는 구름 관중의 응원을 받으며 힘을 냈다. 전반 5분 응우엔 아인득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응우엔 꽝하이의 크로스를 그림 같은 시저스킥 골로 연결했다.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지만 박 감독은 들뜨지 않았다. 선수들을 향해 두 팔을 아래쪽으로 흔들며 진정하라고 했다. 그 뒤 베트남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고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하자 박 감독은 다시 한 번 ‘냉정’을 주문했다.

그런 박 감독이 열을 올린 순간도 있었다. 전반 중반 말레이시아 선수가 베트남 선수에게 거친 반칙을 하자 벤치를 박차고 일어섰다. 옐로카드를 주지 않은 주심에게도 항의를 했다. 이영진 코치가 박 감독을 말렸다. 결과적으로 경고를 받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의사 전달을 했다. 

   
▲ 베트남 선수들이 말레이시아전에서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스즈키컵 페이스북

2골이 필요한 말레이시아가 후반전 맹공을 퍼부었지만 베트남의 탄탄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추가시간, 사실상 우승이 확정되자 관중은 서로 얼싸안으며 자축했다. 그러나 그때도 박 감독은 미리 샴페인을 터트리지 않았다. K리그에서도 뛴 적이 있는 쯔엉을 교체로 투입하며 확실하게 굳히기를 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제서야 환호했다. 박 감독은 특유의 열정적 모션으로 코치진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선수들이 달려와 박 감독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높이 헹가래를 쳤다. 2002년 한국의 월드컵 4강을 지휘한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처럼 박 감독도 환희에 몸을 맡겼다. 16년 전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였던 그가 베트남의 영웅으로 정상에 섰다. 

시상식을 앞둔 경기장에는 그룹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관중석에선 ‘위 러브 박항서’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이 관중의 손과 손을 거쳐 파도처럼 넘실댔다. 한 베트남 선수는 태극기를 몸에 둘렀다. 한국민에게 네덜란드가 ‘히딩크의 나라’가 된 것처럼 베트남인에게 한국은 명장이 건너온 나라가 됐다.

베트남축구협회는 페이스북에 박 감독의 헹가래 영상을 올리며 ‘역사적 순간을 즐기자. 그리고 박항서 선생님을 계속 응원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라고 썼다. 지난해 베트남 사령탑에 올라 올해 아시아 U-23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을 지휘한 박 감독은 이제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또 돌풍을 준비한다. 

박재림 기자 jamie@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8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칼럼 전체보기

1 2 3
item3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