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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축구] 스위퍼 홍명보의 ‘자선 빌드업’

기사승인 2018.12.19  16: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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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1990년대까지 중앙 수비수는 스토퍼와 스위퍼로 불렸다. 스토퍼(stopper)는 상대 공격수를 멈추게 하는, 즉 찰거머리처럼 붙어서 방어하는 선수다. 스위퍼(sweeper)는 깔끔하게 쓸어버리는, 즉 위험지역에서 안전하게 공을 처리하는 선수다. 한국축구의 대표 스위퍼는 홍명보였다. 스토퍼가 공격수를 놓치거나 공을 뒤로 흘렸을 때 골문과 공 사이에는 늘 그가 있었다. 다른 선수에게 미룰 수 없는 자리, 뚫리면 지는 최후방 보루였다.

홍명보는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도 한국축구의 위기를 막는 스위퍼를 맡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고작 1년 앞두고 국가대표팀 감독이 됐다. 대표팀이 선장 없이 표류할 위기에 처하자 이것저것 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취임했다. 협회가 대표팀 부진과 히딩크 복귀 논란 등으로 축구인과 팬의 비난에 시달리며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을 때다. 홍명보는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느꼈고 소임을 피하지 않았다.

   
▲ 홍명보 축구협회 전무.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월드컵 감독 홍명보는 임무를 완수하지 못 했다. 1무 2패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고 인맥축구 등 온갖 구설에 오르며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협회 전무 홍명보는 1년이 조금 지난 현재 그런대로 합격점을 받았다. 전 집행부와는 달리 아마추어 현장 등 저변을 살피며 제도 개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대표팀 관련 행정도 팬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으며 침몰 직전이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스위퍼 덕에 협회가 많이 안정을 찾은 듯하다.

홍명보 전무 체제에서 영입한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은 빌드업(build-up)을 강조한다. 축구에서 빌드업은 공격 전개 작업이다. 벤투는 특히 최후방 수비수와 골키퍼의 빌드업 능력을 중시한다. 넓은 시야와 정교한 패스가 기본이다. 빌드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도 홍명보다. 그가 불세출의 수비수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가 공격의 시발점 노릇을 잘했기 때문이다. 홍명보가 그라운드를 떠나서도 빌드업에 주력한 일이 있다. 자선이다.

   
▲ 지난해 고척돔 야구장에서 열린 자선축구 대회. / 사진출처=홍명보장학재단 홈페이지

홍명보는 자선 활동에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인 축구인으로 꼽힌다. 1억 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첫 번째 축구인 회원(2009년)이다. 2003년부터 매년 여는 자선축구 대회는 연말에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보는 대표적 행사로 자리 잡았다. 16년간 기부액이 22억 원을 넘는다. 축구 유망주를 지원하는 장학사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런 사회공헌은 후배 선수에게 본보기가 됐다. 축구계에서 자선 빌드업을 했다고 할 만하다.

홍명보장학재단은 2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마지막 자선 대회를 연다. 홍명보는 “여러 후배가 자선 행사를 열고 있다. 이제 한 발 뒤에서 후배들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최용수 김남일 이영표 등 2002년 4강 멤버와 김신욱 김민우 고요한 등 K리그 스타가 동참한다. 19세 샛별 조영욱도 함께한다. 많은 팬이 찾으면 좋겠다. 첫 번째 전진 패스를 한 홍명보에게 박수를, 그 패스를 이어받아 활발하게 공격을 전개할 선수들에게 박수를.

   
▲ 지난 11일 홍명보장학재단 장학금 수여식.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최승진 기자 hug@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3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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