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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잃은 한국축구, 아시아에서도 평범한 팀

기사승인 2019.01.26  09: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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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르전 실점 후 실망하는 선수들.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꾸역승 버티던 벤투호 아시안컵 8강 좌초
세밀함 부족하니 무의미한 공돌리기 연속
개인기 조직력 속도 어느 하나 압도 못해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꾸역승’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개성을 잃은 한국축구는 이제 아시아에서도 평범한 팀으로 전락했다.

벤투호가 아시안컵 8강에서 좌초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카타르에 0-1로 무릎 꿇으며 4강 고지도 밟지 못했다. 1960년 마지막 우승 이후 이어진 무관의 세월이 결국 60년을 넘기게 됐다.

투혼, 압박, 스피드, 파워. 그동안 한국축구를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였다. 아시아권에서는 빠른 발과 힘을 앞세워 강자의 이미지를 쌓았다. 월드컵 등 더 큰 무대에서는 많이 뛰고 몸을 날리는 근성으로 전력차를 극복하려 애썼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는 한국축구의 장점이 극대화된 대회였다.

선수마다 확실한 개성도 있었다. 왼발의 달인이라 불릴 정도로 킥 력이 뛰어난 하석주, 빠른 발과 저돌적 돌파가 트레이드마크인 고정운, 대포알 같은 슈팅이 빛난 이기형, 그라운드 리더의 정석을 보여준 홍명보, 터프한 수비가 일품인 김남일, 헛다리짚기 개인기를 유행시킨 이영표, ‘두 개의 심장’이란 표현처럼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한 박지성 등이 대표적이었다.

   
▲ 카타르전 심판의 오프사이드 선언에 아쉬움을 표하는 황의조와 벤투 감독.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그러나 언젠가부터 대표팀 전체를 봐도, 선수 개인을 봐도 고유한 색깔을 찾기 어려워졌다. 2000년대 후반부터 세계 축구계를 휩쓴 ‘티키타카’의 영향으로 한국도 선수와 지도자 모두 패스와 점유율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포지션과 관계없이 ‘빌드업’만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졌다. 과거의 투박함과 대비되는 ‘예쁜 축구’를 기조로 삼았다.

문제는 디테일. 공과 선수가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세밀함과 정교함이 패스축구의 핵심이지만 한국의 조직력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아시아 팀과 맞설 때 상대는 잔뜩 웅크리며 밀집수비를 하는데 한국의 패스 플레이는 그걸 뚫을 만큼 빠르지도, 정교하지 않았다.

이번 아시안컵이 꼭 그랬다. 후방과 중원에서 백패스와 종패스만 이어지며 의미 없는 공 돌리기에 머물렀다. 공격 때 크로스와 키패스 등은 여지없이 빗나가거나 상대 수비벽에 막혔다. 답답한 상황에서 드리블 등 개인기로 공간을 만드는 경우도 보기 어려웠다. 그러다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상대에게 역습 찬스를 내주며 흔들렸다. 결국 4회 연속 4강 진출이 무산되며 2004년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 대표팀을 이끄는 벤투 감독.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신욱 등 장신 공격수를 선발하지 않았다. 드리블이 뛰어난 이승우는 대체 선수로 선발했지만 뛸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주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부임 후 우루과이 칠레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강호와 안방 평가전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점유율 축구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러나 아시안컵이라는 실전에서 벤투호는 무기력하기만 했다. 결과적으로 중남미팀을 상대로 한 선전은 장시간 비행 직후 여독도 풀리지 않은 팀을 괴롭힌 정도로 가치가 떨어지게 됐다. 이번 대회 16강전까지 11경기 연속 무패(8승 3무)를 달린 것도 8강 탈락 앞에서 빛 좋은 개살구가 됐다. 내용이 안 좋아도 결과를 내왔기에 ‘뚝심’으로 표현된 벤투 감독의 한결같음은 융통성 없는 ‘고집’으로 전락했다.

아시아에서도 통하지 않는 패스축구를 월드컵 등 더 큰 무대에서는 차마 꺼내 들 수도 없다. 2014년과 2018년 월드컵도 그랬다. 특색을 찾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이전처럼 많이 뛰고 몸을 날리는 플레이가 자주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그 사이 한국축구는 이도저도 아닌, 무색무취의 어정쩡한 상태로 도태되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3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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