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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축구] 트로피에 발을 올린 철없는 행동

기사승인 2019.05.30  13: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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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트로피(trophy)’는 외국에서 온 말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쓰여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다. 입상을 기념하기 위해 수여하는 컵, 기(旗), 방패, 상(像) 따위의 기념품을 뜻한다. 고대 올림픽 경기 우승자는 올리브관을 머리에 썼다. 올리브유가 담긴 도자기를 부상으로 받기도 했다. ‘암포라’라고 불리는 몸통이 불룩하고 긴 항아리다. 양 옆에 손잡이가 달렸다. 오늘날 많은 스포츠대회 우승컵이 이 모양을 따지 않았나 싶다.

트로피는 영예의 상징이지만 수상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1971년 <패튼 대전차군단>으로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뽑힌 조지 C. 스콧은 연기자를 비교하고 경쟁시키는 것이 못마땅하다며 상을 받지 않았다. 졸지에 주인을 잃은 트로피는 패튼 장군 기념관에 전달됐다고 한다. 2년 뒤 <대부>의 말론 브란도 역시 남우주연상 수상 소식에 콧방귀만 뀌었다.

최근 두 개의 트로피가 화제다. 하나는 황금종려상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칸 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올해로 100년의 역사를 쌓은 한국영화에 큰 경사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전 세계에서 온 보도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배우 송강호에게 트로피를 바치는 포즈를 취해 눈길을 모았다. 재미도 있고 의미도 깊었다.

   
▲ 한국 U-18 대표팀 선수가 중국 판다컵 우승컵에 발을 올려놓고 있다. / 사진출처=시나스포츠 홈페이지

다른 하나는 중국 판다컵 축구대회 우승컵이다. 한국 18세 이하(U-18) 대표팀은 29일 홈팀 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하지만 한 선수가 시상식 후 트로피에 발을 올려놓는 행동을 해 중국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큰 비난을 사고 있다. 트로피에 소변을 보는 시늉을 한 선수도 있었다고 알려졌다. 아무리 어리다고는 해도 어이없는 일을 저질렀다. 선수단은 현지에서 급히 사과 기자회견을 했고 대한축구협회도 중국에 사과 공문을 보냈다.

2017년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영국 가수 아델은 앨범상을 받고 트로피를 부러뜨렸다. 수상 소감에서 비욘세와 그의 앨범을 극찬한 뒤 갑자기 트로피를 두 동강 냈다. 상을 나누겠다는 의미였다. 트로피를 훼손했지만 아무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쟁자를 배려하고 존중한 아델은 큰 박수를 받았다. 상의 의미와 가치도 재조명됐다.

우리 청소년 축구선수는 우승에 들떠서 참으로 치기 어린 짓을 했다. 트로피를 모독하려는 의도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땀의 결실을 스스로 욕되게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도가 지나쳤다. 출전한 팀 모두가 선망하는 트로피다. 가수 아델처럼 경쟁자를 배려하고 존중하지는 못 할망정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다. 앞으로 축구를 할 날이 많은 청소년 선수들이 이번 일을 평생의 교훈으로 삼길 바란다.

최승진 기자 hug@footballjournal.co.kr

<저작권자 © 2013 축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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